AC 칼럼 · AI와 금융위기
최적화의 역설
모두가 옳을 때 시장이 흔들린다
토르스텐 슬록(Torsten Slok) 아폴로(Apollo)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026년 9월 27일, AI 에이전트가 가계의 현금을 이자가 더 높은 곳으로 옮기면 은행이 값싼 예금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포가 아니라 이자 때문에 떠나는 돈이다. 1857년 전신부터 2023년 실리콘밸리은행까지 여덟 번의 금융 불안을 겹쳐 보면, 위기는 누군가의 실수보다 모두의 합리적 선택이 같은 시간에 몰릴 때 커졌다.
핵심 요약
- 토르스텐 슬록 아폴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026년 9월 27일, 가계의 AI 에이전트가 이자 0.1% 안팎의 은행 계좌에서 3.3~5.0%를 주는 상품으로 현금을 자동으로 옮기면 은행이 값싼 예금을 크게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포가 아니라 이자 때문에 생기는 이탈이다.
- 예금이 옮겨 가는 것만으로 은행이 무너지지는 않는다. 빠른 유출, 취약한 자산·부채 구조, 부족한 완충력이라는 3가지 조건이 겹칠 때 조달 압박이 위기로 바뀐다.
- 1857년 전신 공황부터 2023년 실리콘밸리은행(SVB)까지 여덟 번의 금융 불안에서 기술은 단독 원인이 아니라 기존 취약성을 키우는 통로였다. SVB에서는 2023년 3월 9일 하루 400억 달러가 넘는 예금이 빠져나갔다.
- AI가 새로 여는 것은 실행만이 아니라 넓은 목표의 해석까지 맡기는 위임이다. 다만 2024년 영국 금융회사 조사에서 AI 활용 사례 가운데 완전 자율 결정은 2%였다.
- 계좌 100개가 각각 10% 확률로 매도할 때, 행동 상관계수가 0에서 1로 오르면 평균 매도자 수는 10명 그대로인데 표준편차는 3명에서 30명으로 커진다. AC리서치는 AI 금융의 핵심 위험을 틀린 판단보다 같은 판단의 동시 실행에서 본다.
공포가 아니라 이자 때문에 떠나는 돈
뱅크런이라고 하면 은행 앞에 늘어선 줄을 떠올린다. 은행이 망할지 모른다는 공포가 사람들을 창구로 불러낸다. 토르스텐 슬록 아폴로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2026년 9월 27일 던진 질문은 결이 다르다. 글의 제목은 「에이전트 뱅크런이 오는가(Is an Agentic Bank Run Coming?)」였다.
슬록이 그린 장면은 이렇다. 가계가 쓰는 AI 비서가 이자가 0.1% 안팎인 은행 계좌의 현금을 3.3~5.0%를 주는 상품으로 알아서 옮긴다. 많은 가계가 이런 서비스를 쓰면 은행은 대출의 밑천이 되는 저원가 예금을 크게 잃을 수 있다는 경고다. 다음 날 코인데스크는 이를 느리게 진행되는 뱅크런의 가능성으로 전했다.
은행은 대출의 밑천으로 삼아 온 값싼 예금의 상당 부분을 잃을 수 있다.
토르스텐 슬록, 아폴로 데일리 스파크(2026년 9월 27일)
아직 일어난 일이 아니라 가설이다. 그래도 질문은 곧바로 떠오른다. 더 높은 이자를 받겠다는 선택은 합리적이다. 수수료를 줄이고 놀고 있는 돈을 굴리는 일도 그렇다. 그런데 수많은 사람이 같은 서비스로 비슷한 시점에 움직인다면, 개인에게 개선인 변화가 금융시스템에도 언제나 개선일까.
대안 상품은 3.3~5.0%(2026.9)
예금(2023.3.9)
완전 자율 결정(2024)
이 칼럼은 그 질문을 따라 170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1부에서는 예금 이동이 언제 위기가 되는지, 최적화의 역설이 무엇인지 정리한다. 2부에서는 전신부터 SVB까지 여덟 장면에서 되풀이된 조건을 찾는다. 3부에서는 AI가 무엇을 바꾸는지, 위기가 다시 온다면 어떤 경로일지 따져 본다.
AI가 예금을 옮기면 은행이 무너지나?
예금이 옮겨 가는 것만으로 은행이 무너지지는 않는다. A은행에서 B은행으로 돈이 가면 A의 예금은 줄지만 B의 예금은 늘고, 은행권 전체의 예금이 같은 금액만큼 사라지지도 않는다. 위기가 되려면 빠른 유출, 취약한 자산·부채 구조, 부족한 완충력이라는 조건이 더 필요하다.
돈이 MMF나 국채로 옮겨 가는 경우도 거래 상대방과 결제 경로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핵심은 돈이 사라지느냐가 아니라, 어느 기관이 안정적인 조달을 잃고 그 충격을 얼마의 비용으로 흡수하느냐다. 은행을 예금을 모아 그대로 다시 빌려주는 곳으로만 보는 것도 부정확하다. 영란은행은 은행 대출이 예금을 만든다고 설명한다. 대출이 예금을 창출한다는 회계와, 개별 은행이 자금 유출과 조달비용을 관리해야 한다는 문제는 따로 봐야 한다.
그래서 물어야 할 것은 AI가 예금을 옮기면 은행이 무너지느냐가 아니다. 예금과 포트폴리오의 재배치가 더 자동적이고 동시적으로 바뀔 때 어떤 취약성이 위기로 이어지느냐다. 금리 경쟁은 정상적인 조정으로 끝날 수도 있다. 대안 상품이 3%를 넘는 이자를 주는 배경에는 2026년 9월 다시 오른 미국 정책금리가 있다. 그 흐름은 「금리를 올린 AI 낙관론자」 보고서에서 다뤘다.
예금 이동은 조달구조의 변화다. 위기가 되려면 빠른 유출, 취약한 자산·부채 구조, 부족한 완충력이 함께 있어야 한다.
최적화의 역설이란 무엇인가?
각자에게 최선인 선택을 모두 더한 결과가 전체에 최선이 아닐 수 있다는 뜻이다. 한 사람의 선택이 다른 사람의 환경을 바꾸기 때문이다. AC리서치는 외부효과, 혼잡, 군집행동, 유동성 피드백을 한데 묶어 이 조건부 현상을 최적화의 역설이라고 부른다. 확립된 단일 금융법칙이 아니라 분석의 틀이다.
도로를 떠올리면 쉽다. 다른 운전자들의 선택이 고정돼 있다면 가장 덜 막히는 길을 고르면 된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도 같은 우회도로를 찾으면, 내가 계산한 최적의 길은 내가 진입하는 동안 달라진다. 대런 아세모글루(Daron Acemoglu) 등은 정보적 브래스 역설 연구에서, 특정한 교통망과 비용 조건에서는 경로 정보를 더 받은 이용자의 이동 비용이 오히려 늘 수 있음을 보였다. 추가 정보가 언제나 집단의 성과를 높이지는 않는다는 이론적 사례다. 모든 내비게이션이 교통을 악화한다는 뜻은 아니다. 이 연구가 확장한 고전적 현상이 브래스 역설이다.
금융에서는 그 도로가 시장의 매수 여력과 은행의 현금이다. 한 펀드는 보유자산을 팔아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여러 펀드가 같은 자산을 팔면 가격이 내려가고 다른 펀드의 손실과 담보 부담이 커진다. 그 펀드도 다시 팔아야 한다면 처음의 위험회피가 새로운 위험의 원인이 된다. 국채처럼 신용위험이 낮은 자산에서도 레버리지와 강제매도가 겹치면 이런 일이 생긴다.
좋은 정보가 위험 신호로 돌아오는 고리
여기서 합리적이라는 말은 전지전능하다는 뜻이 아니다. 자기 고객과 포지션, 위험한도 안에서 타당한 선택이라는 뜻이다. 그 선택이 다른 참여자에게 주는 비용, 모두가 같은 행동을 할 때 달라지는 시장까지 계산에 넣지 못하면 국소적인 최적화가 시스템 전체의 불안정으로 번질 수 있다. 정보가 늘면 위기가 는다는 직선은 성립하지 않는다. 문제는 지능의 과잉이 아니라 최적화의 범위와 상호작용의 범위가 어긋나는 데 있다.
시장에서는 내가 관찰하는 위험과 내가 만들어내는 위험이 분리되지 않는다.
전신에서 SVB까지, 반복된 여덟 장면
기술은 대개 더 많은 정보를 주고, 거래비용을 줄이고, 위험을 관리하려고 도입된다. 그 개선이 참여자의 행동을 한 방향으로 모으면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이 나온다. 아래 여덟 장면은 발명 직후 반드시 위기가 온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새로운 능력이 오래된 취약성과 만난 방식이다. 공황, 개별 은행의 뱅크런, 몇 분짜리 시장 급변은 규모와 성격이 서로 다르다는 점도 먼저 밝혀 둔다.
1857~2023, 기술이 오래된 취약성과 만난 여덟 번
전신과 1857년 공황: 전신은 불신을 더 빨리 전달했다
1857년 8월 24일 오하이오 생명보험·신탁회사의 뉴욕 지점이 지급을 멈추면서 공황이 퍼졌다. 이미 철도 관련 증권 값이 떨어지는 등 금융이 약해진 상태였다. 은행들은 금 인출에 대비해 대출을 회수하고 다른 은행의 예금을 인출했으며, 기업의 급매와 파산이 다시 은행의 회수를 불렀다. 전신은 이 공황이 전국으로 빠르게 퍼지는 데 한몫했다.
전신을 공황의 단독 원인으로 부를 수는 없다. 다만 지급정지라는 사건이 다른 지역의 방어적 행동으로 바뀌는 시간을 줄였다.
- 불신 확산
- 금 확보를 위한 대출 회수
- 기업 급매·부실
- 추가 신용 회수
콘티넨털 일리노이: 은행 앞에 줄이 없어도 뱅크런은 일어난다
콘티넨털 일리노이(Continental Illinois)는 빠른 대출 확대와 부실한 대출자산, 도매·외국 자금 의존이 겹친 상태에서 조달 위기를 겪었다.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1984년 5월 대형 외국 예금자들이 시작한 이 사태를 고속 전자 뱅크런으로 기록했다. 은행은 5월 17일 구제 직전까지 열흘 남짓 사이 자금의 약 30%를 잃었다.
중요한 변화는 디지털이라는 이름이 아니라, 자금을 대는 쪽이 같은 위험 신호에 얼마나 민감하고 빠르게 반응하느냐였다. SVB를 기술이 끼어든 첫 뱅크런처럼 쓰면 이 연속성이 사라진다.
- 은행 신용 우려
- 대형 조달자금 이탈
- 유동성 압박
- 더 큰 불안
블랙먼데이와 포트폴리오 보험: 손실을 막으려던 전략이 매도를 늘렸다
1987년 10월 19일 다우지수는 하루에 22.6% 떨어졌다. 당시 퍼져 있던 포트폴리오 보험은 하락장에서 주식과 주가지수 선물 노출을 줄이는 동적 헤지 전략이었다. 연준 역사 자료는 초기 하락이 추가 매도를 부르면서 이 전략이 폭락을 가속했다고 설명한다. 국제시장 연결, 거시경제 뉴스, 시장구조 같은 요인도 함께 작용했다.
한 투자자에게는 손실이 커지기 전에 노출을 줄이는 행동이다. 같은 방식으로 보호받으려는 자금이 많으면 떨어질수록 더 많이 파는 수요가 생긴다. 포트폴리오 보험이라는 이름이 시스템 전체의 보험을 뜻하지는 않았다.
- 가격 하락
- 위험노출 축소 매도
- 추가 하락
- 추가 헤지 매도
퀀트 멜트다운: 다른 펀드가 같은 위험을 들고 있을 수 있다
아미르 칸다니(Amir Khandani)와 앤드루 로(Andrew Lo)는 2007년 8월 퀀트 펀드들의 동시 손실을 분석해, 시장 전반의 디레버리징과 8월 초 시장조성 자본의 급격한 철수가 혼란에 기여했다는 증거를 제시했다. 특정 펀드 하나로 모든 원인을 확정한 결과는 아니다.
관건은 회사 수보다 보유 포지션과 청산 조건이 얼마나 닮았느냐다. 여러 운용사가 따로 모델을 만들어도 비슷한 요인에 투자하고 비슷한 자금 제약을 가지면, 한쪽의 청산이 다른 쪽의 손실을 키운다.
- 일부 포지션 청산
- 공통 전략 손실
- 레버리지 축소
- 추가 포지션 청산
5월 6일 플래시 크래시: 많이 거래된다는 것과 잘 팔린다는 것은 다르다
2010년 5월 6일 E-mini S&P 500 선물과 SPY는 약 5분 동안 5% 급락했다가 이어진 약 10분 동안 하락분을 되찾았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공동 보고서는 이미 유동성이 약해진 시장에서 7만 5,000계약, 약 41억 달러 규모의 매도 프로그램이 집행된 과정을 분석했다.
알고리즘은 직전 거래량의 일정 비율로 주문을 냈고, 다른 거래자들의 빠른 되팔기가 거래량을 늘리자 집행 속도도 빨라졌다. 그 거래량은 최종 매수 여력이 충분하다는 뜻이 아니었다. 컴퓨터 하나가 주가를 무너뜨린 이야기라기보다, 서로 다른 합리적 거래가 얇아진 시장에서 겹친 사례다.
- 거래량 증가
- 매도 집행 가속
- 재고 축소·유동성 철수
- 가격 급변
3월 미국 국채시장 불안: 안전자산도 안전하게 보유되는 것은 아니다
국제결제은행(BIS) 연구진은 2020년 3월 미국 국채가 통상적인 위험회피 국면과 달리 매도 압력을 받은 현상을 분석했다. 작은 수익률 차이를 노려 레버리지를 쓴 투자자의 강제매도 증거를 제시했고, 안전자산도 레버리지 보유가 몰리면 시장 기능이 흔들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가 더 작은 가격 차이까지 찾아낸다고 해서 시장의 복원력이 저절로 높아지지는 않는다. 작은 기회를 큰 차입으로 노리고 같은 담보에 기대면, 가격 발견의 효율과 자금 조달의 취약성이 함께 커질 수 있다.
- 작은 가격차 최적화
- 레버리지 축적
- 현금·담보 압박
- 안전자산 강제매도
영국 LDI 위기: 장기 부채를 헤지하다 단기 현금 위험을 키웠다
2022년 9월 영국 국채금리가 급등하자 레버리지를 쓴 부채연계투자(LDI)에 담보 요구가 몰렸다. 영란은행은 담보 요구와 국채 강제매도가 서로를 키운 악순환, 부족하거나 제때 쓸 수 없었던 완충자산, 현금 조달의 운영상 지연을 지적했다.
금리가 오르면 연금부채의 현재가치가 줄어 연기금 전체 재무에는 도움이 될 수 있었다. 그래도 당장의 담보 요구는 따로 채워야 했다. 한 위험을 정교하게 줄인 결과 다른 시간축의 위험에 약해진 것이다.
- 국채 가격 하락
- 담보 요구
- 현금 마련을 위한 국채 매도
- 추가 하락
실리콘밸리은행(SVB): 자금은 빨리 떠났지만 원인은 나눠 봐야 한다
연준의 2023년 검토는 SVB에서 3월 9일 하루 400억 달러가 넘는 예금이 빠져나갔다고 기록했다. 다음 날에는 1,000억 달러가 넘는 추가 유출이 예상됐지만, 이 예상치를 실제 지급액에 더해서는 안 된다. 장기 증권의 금리위험과 서로 긴밀하게 이어진 고액·비보호 예금자 기반이 핵심 취약성이었다.
미셸 보먼(Michelle Bowman) 연준 감독 담당 부의장은 2026년 9월 18일 독립검토의 초기 결과를 소개하며 소셜미디어가 런을 촉발하거나 가속했다는 증거가 없었다고 했다. 이미 약한 은행에서 예금자가 빠르게 돈을 빼면 대응 시간이 모자란다는 것까지가 이 장면의 교훈이다.
- 기존 금리·조달 취약성
- 예금자 이탈
- 현금 부족
- 대응 시간 소진
전신과 1857년 공황: 전신은 불신을 더 빨리 전달했다
1857년 8월 24일 오하이오 생명보험·신탁회사의 뉴욕 지점이 지급을 멈추면서 공황이 퍼졌다. 이미 철도 관련 증권 값이 떨어지는 등 금융이 약해진 상태였다. 은행들은 금 인출에 대비해 대출을 회수하고 다른 은행의 예금을 인출했으며, 기업의 급매와 파산이 다시 은행의 회수를 불렀다. 전신은 이 공황이 전국으로 빠르게 퍼지는 데 한몫했다.
전신을 공황의 단독 원인으로 부를 수는 없다. 다만 지급정지라는 사건이 다른 지역의 방어적 행동으로 바뀌는 시간을 줄였다.
- 불신 확산
- 금 확보를 위한 대출 회수
- 기업 급매·부실
- 추가 신용 회수
여덟 장면 표로 보기
| 연도 | 기술 | 사건 | 증폭 경로(AC리서치 해석) |
|---|---|---|---|
| 1857 | 정보 전파 | 전신과 1857년 공황: 전신은 불신을 더 빨리 전달했다 | 불신 확산 → 금 확보를 위한 대출 회수 → 기업 급매·부실 → 추가 신용 회수 |
| 1984 | 전자 자금이체 | 콘티넨털 일리노이: 은행 앞에 줄이 없어도 뱅크런은 일어난다 | 은행 신용 우려 → 대형 조달자금 이탈 → 유동성 압박 → 더 큰 불안 |
| 1987 | 동적 위험관리 | 블랙먼데이와 포트폴리오 보험: 손실을 막으려던 전략이 매도를 늘렸다 | 가격 하락 → 위험노출 축소 매도 → 추가 하락 → 추가 헤지 매도 |
| 2007 | 유사 전략·레버리지 | 퀀트 멜트다운: 다른 펀드가 같은 위험을 들고 있을 수 있다 | 일부 포지션 청산 → 공통 전략 손실 → 레버리지 축소 → 추가 포지션 청산 |
| 2010 | 자동 주문·시장 연결 | 5월 6일 플래시 크래시: 많이 거래된다는 것과 잘 팔린다는 것은 다르다 | 거래량 증가 → 매도 집행 가속 → 재고 축소·유동성 철수 → 가격 급변 |
| 2020 | 레버리지 차익거래 | 3월 미국 국채시장 불안: 안전자산도 안전하게 보유되는 것은 아니다 | 작은 가격차 최적화 → 레버리지 축적 → 현금·담보 압박 → 안전자산 강제매도 |
| 2022 | 금융공학·담보관리 | 영국 LDI 위기: 장기 부채를 헤지하다 단기 현금 위험을 키웠다 | 국채 가격 하락 → 담보 요구 → 현금 마련을 위한 국채 매도 → 추가 하락 |
| 2023 | 디지털 금융·예금자 집중 | 실리콘밸리은행(SVB): 자금은 빨리 떠났지만 원인은 나눠 봐야 한다 | 기존 금리·조달 취약성 → 예금자 이탈 → 현금 부족 → 대응 시간 소진 |
SVB의 해석은 최근 바뀌었다. 연준의 2023년 검토는 소셜미디어와 고객 네트워크가 유출을 부추겼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보먼 부의장은 2026년 9월 18일 연설에서 Starling Advisory Group이 맡은 독립검토의 초기 결과를 소개하며, 소셜미디어가 런을 촉발하거나 가속했다는 증거가 없었다고 했다. 그래서 이 칼럼은 트위터가 SVB를 무너뜨렸다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 이견은 공개 소셜미디어의 인과적 역할에 관한 것이고, 디지털 금융의 영향이 전혀 없었다는 뜻은 아니다.
역사에서 반복된 것은 특정 기술의 악의가 아니다. 불신에 대한 대응, 손실 방어, 담보 충족, 차익거래가 같은 시장의 수용 능력을 동시에 요구했다는 사실이다.
최적화는 언제 위험으로 바뀌나?
네 가지 조건이 겹칠 때다. 정보와 실행의 시간이 압축되고, 참여자의 목표와 제약이 닮아 가고, 행동이 다시 위험 신호를 키우는 피드백이 생기고, 그 충격을 받아 줄 공동의 완충력이 모자랄 때 최적화는 위험으로 바뀐다. 속도는 증폭 요인이지만 속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네 조건은 같은 개념이 아니다. 시간 압축은 무엇을 언제 알게 되는지, 동질화는 무엇을 하려는지, 피드백은 행동 뒤 세계가 어떻게 바뀌는지, 완충력은 그 변화를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의 문제다.
더 많은 참여자가 비슷한 시점에 신호를 받고 행동한다. 같은 충격이라도 기관과 시장에 주어지는 조정 시간이 줄어든다. 전신, 전자이체, 자동 주문이 서로 다른 층위에서 보여 준 변화다.
같은 모델이 아니어도 같은 성과지표, 담보 기준, 위험한도, 벤치마크를 쓰면 행동이 닮는다. 모델을 여러 개 쓰는 것과 시장에 다른 행동을 내보내는 것은 별개다.
매도가 가격을 낮추고 가격 하락이 다시 위험한도를 건드린다. 인출은 현금을 줄이고 현금 부족은 더 큰 불안을 부른다. 참여자는 위험에 반응하면서 다음 위험 신호를 만든다.
매수자, 담보, 현금, 결제와 조달의 처리 능력은 무한하지 않다. 모두의 계획이 필요하면 팔거나 빌린다에 기대면, 모두가 동시에 실행할 때 그 계획은 성립하지 않는다.
장면마다 켜진 조건
| 장면 | 시간 압축 | 동질화 | 피드백 | 완충력 부족 |
|---|---|---|---|---|
| 1857 전신 | ||||
| 1984 콘티넨털 일리노이 | ||||
| 1987 블랙먼데이 | ||||
| 2007 퀀트 멜트다운 | 해당 적음 | |||
| 2010 플래시 크래시 | 해당 적음 | |||
| 2020 국채시장 | 해당 적음 | |||
| 2022 영국 LDI | 해당 적음 | |||
| 2023 SVB | ||||
| 핵심(●) 장면 수 | 4 | 3 | 5 | 6 |
이 구분은 진단에도 중요하다. 데이터 오류가 문제라면 입력 검증이 먼저다. 같은 포지션이 문제라면 집중도를 봐야 한다. 담보가 있어도 현금화하지 못한다면 운영 절차가 문제다. 모두를 AI 위험으로 뭉뚱그리면 정작 필요한 대응이 흐려진다.
평온한 시장의 효율과 위기의 복원력도 다르다. 평상시에는 현금을 적게 들고 필요할 때만 자산을 팔아도 된다. 그때 잰 효율이 높다고 위기에도 같은 계획이 통한다고 볼 수는 없다. 유동성은 과거 거래량이 아니라, 지금 필요한 규모를 받아 줄 반대편의 능력이다.
위험은 빠름 하나가 아니라 빠름, 비슷한 행동, 자기강화적 피드백, 부족한 완충력이 한꺼번에 겹칠 때 커진다.
AI는 무엇을 새롭게 만드나?
실행만이 아니라 목표의 해석까지 맡기게 된다는 점이다. 기존 알고리즘은 정해진 조건에서 정해진 주문을 냈다. AI 에이전트는 현금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라는 넓은 목표를 받아 상품 비교, 현금 배분, 이체와 주문으로 스스로 번역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사람이 판단하고 기계는 주문만 넣었다는 설명은 정확하지 않다. 퀀트 전략과 기존 자동매매도 신호를 해석하고 위험을 계산해 포지션을 바꿨다. AI의 차이를 인간 판단의 첫 자동화에서 찾으면 역사적 비교가 약해진다. 달라지는 것은 위임의 폭과 저변이다. 고객이 청구서 낼 현금만 남기고 나머지는 안전하게 굴리라고 지시하면, 에이전트는 잔액과 금리, 뉴스, 계약 조건을 읽고 허용된 권한 안에서 행동을 짠다. 여기서는 그런 권한을 가진 시스템이 퍼지는 상황을 가정할 뿐, 지금 모든 AI 비서가 이렇게 일한다는 뜻은 아니다.
AI에게 넘기는 권한의 네 단계
모델의 답변 품질이 같아도 마지막 실행 권한이 있느냐에 따라 금융적 결과가 달라진다.
- 1단계 · 정보를 읽는 권한
계좌 잔액, 금리, 뉴스, 계약 조건을 읽는다.
여기까지는 돈이 움직이지 않는다. 대부분의 AI 금융 서비스가 이 단계에 있다.
- 2단계 · 대안을 권하는 권한
더 나은 상품과 자금 배분을 제안한다.
결정은 사람이 한다. 다만 많은 사람이 같은 추천을 받으면 행동은 이미 닮기 시작한다.
- 3단계 · 주문을 준비하는 권한
이체와 주문을 만들어 두고 승인을 기다린다.
승인 버튼이 형식이 되면 사실상 다음 단계와 같다. 사람의 버튼이 있다고 실질적인 감독이 있다고 볼 수는 없다.
- 4단계 · 돈을 움직이는 권한
허용된 한도 안에서 스스로 이체하고 주문한다.
금융적 결과가 여기서 갈린다. 이 권한을 가진 자금의 규모와 한도가 동시 행동의 크기를 정한다.
- 1단계 · 정보를 읽는 권한 · 계좌 잔액, 금리, 뉴스, 계약 조건을 읽는다. 여기까지는 돈이 움직이지 않는다. 대부분의 AI 금융 서비스가 이 단계에 있다.
- 2단계 · 대안을 권하는 권한 · 더 나은 상품과 자금 배분을 제안한다. 결정은 사람이 한다. 다만 많은 사람이 같은 추천을 받으면 행동은 이미 닮기 시작한다.
- 3단계 · 주문을 준비하는 권한 · 이체와 주문을 만들어 두고 승인을 기다린다. 승인 버튼이 형식이 되면 사실상 다음 단계와 같다. 사람의 버튼이 있다고 실질적인 감독이 있다고 볼 수는 없다.
- 4단계 · 돈을 움직이는 권한 · 허용된 한도 안에서 스스로 이체하고 주문한다. 금융적 결과가 여기서 갈린다. 이 권한을 가진 자금의 규모와 한도가 동시 행동의 크기를 정한다.
금융시스템에 중요한 것은 적용 범위다. 투자회사뿐 아니라 가계와 기업 재무팀, 중소사업자의 자금 관리가 비슷한 서비스에 기댈 수 있다. 은행이 서로 다른 고객 계좌 수천 개를 가지고 있어도, 그 계좌를 움직이는 결정 구조는 몇 개의 모델과 공통 위험 데이터에 이어질 수 있다. 계좌가 흩어져 있다고 결정도 흩어져 있다는 보장은 없다. 금융안정위원회(FSB)와 호주준비은행(RBA)도 AI 공급자, 모델, 데이터의 집중과 시장 상관관계를 잠재적 위험 경로로 짚었다.
다만 지금 AI가 돈을 얼마나 움직이는지는 과장하기 쉽다. 영란은행과 영국 금융감독청(FCA)의 2024년 조사에서 응답 기업 118곳 가운데 75%가 이미 AI를 쓰고 있었지만, 보고된 AI 활용 사례 가운데 완전 자율 결정은 2%였다. 두 비율은 분모가 달라 서로 비교하는 점유율 지표가 아니고, 2026년 전 세계 자금운용의 자율화 비중도 아니다. AI를 쓴다는 것과 돈을 맡겼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기술 도입과 실제 변화 사이의 시차는 「성능표와 월급명세서 사이」 칼럼에서도 짚었다.
위기가 다시 온다면, 세 가지 경로
아래는 역사에서 본 메커니즘을 AI 금융으로 넓힌 조건부 시나리오다. 실제로 일어난 일도, 확률 예측도 아니다. 경로마다 위기로 가는 조건과 위기가 아닌 경로를 함께 적었다.
금리 추구, 안전 추구, 투자 청산
은행을 믿지만 돈은 옮긴다
가계의 에이전트가 청구서 결제에 필요한 잔액만 남기고, 나머지를 더 높은 이자를 주는 상품으로 옮긴다고 가정한다. 은행에 대한 공포나 허위정보가 없어도 이동이 시작될 수 있다. 슬록의 문제 제기에 가장 가까운 경로다. 대부분은 완만한 금리 경쟁과 수익성 조정으로 끝날 수 있지만, 기존 은행이 빠른 유출을 감당할 현금이나 대체 조달을 확보하지 못하고 손실을 안은 채 자산을 급매해야 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 손실이 신용 불안으로 번지면 금리 추구형 이동이 안전 추구형 이탈로 바뀔 수 있다.
- 현금 수익률 비교
- 자동 자금 재배치
- 기존 은행의 조달비용 상승
- 마진·자산구조 조정
이동 속도와 규모, 금리 변경의 동시성, 대체 조달비용, 자산 현금화의 손실, 대출·증권의 만기와 금리 민감도
은행의 금리 인상, 여유 유동성 활용, 점진적 자산 조정, 돈이 들어간 은행의 자금 재중개
서로를 보지 않아도 함께 떠난다
서로 다른 기업의 재무 에이전트가 같은 은행 신용 데이터와 비슷한 노출 한도를 쓴다고 가정한다. 특정 위험지표가 나빠지면 에이전트마다 고객 보호를 위해 그 은행의 예금 비중을 낮춘다. 담합할 필요도, 같은 채팅방에 있을 필요도 없다. 이 경로는 AI가 틀려야 성립하지 않는다. 취약성을 올바르게 읽고 피하는 과정 자체가 그 취약성을 키울 수 있다. 반대로 고객별 현금 수요와 허용 위험, 계좌 한도가 다르고 유동성이 충분하면 행동은 흩어지거나 충격이 흡수된다.
- 공통 위험 신호
- 같거나 비슷한 한도 도달
- 집중된 예금 회수
- 현금 부족·조달비용 상승
- 위험 신호 추가 악화
비보호 예금의 집중, 공통 위험정보 의존, 같은 임계값, 자동 실행 권한, 유출에 대비해 쓸 수 있는 현금과 담보
고객별 제약의 차이, 충분한 현금, 신속하고 검증 가능한 정보, 실제로 작동하는 대체 조달
각자의 손절이 모두의 가격이 된다
비슷한 자산을 가진 투자 에이전트들이 변동성 상승이나 손실 한도에 반응해 포지션을 줄인다고 가정한다. 많은 자금이 같은 시장에 매도를 보내는 동안, 다른 에이전트는 재고 위험을 줄이려고 매수 호가를 거둔다. 매도 증가와 매수 여력 감소가 겹치면 가격 충격이 커진다. 포트폴리오 보험, 퀀트 청산, 플래시 크래시에서 본 경로의 확장이다. 반대로 투자기간과 자금 여력이 서로 다른 AI는 유동성을 공급할 수도 있다.
- 변동성·손실 확대
- 동시 위험노출 축소
- 매도 증가와 매수호가 철수
- 가격 충격·담보 부담
- 추가 축소
포지션 중복, 같은 위험한도, 레버리지와 담보, 스트레스 때 주문장 깊이, 반대 전략의 현금·자본 여력
레버리지 없는 자금의 재조정, 시장충격을 고려한 집행, 다양한 투자기간, 충분한 위험수용 능력을 가진 반대편 매수자
세 경로는 이어질 수 있다. 금리 경쟁으로 조달비용이 오르고, 취약한 기관이 손실과 신용 우려를 겪고, 안전 추구형 인출이 따라오고, 자산 매각이 투자자의 추가 청산을 부르는 식이다. 다만 화살표마다 별도의 조건이 필요하다. 앞 단계가 일어났다고 다음 단계가 저절로 오지는 않는다.
AI 시대의 자금 이탈은 공포로만 시작하지 않을 수 있다. 더 높은 수익을 찾는 자동화가 조달 압박을 만들고, 그 압박이 다른 형태의 위험회피를 부르는지가 핵심이다.
평균이 같아도, 함께 움직이면 달라진다
정확도보다 상관관계를 봐야 하는 이유를 단순한 수학 모형으로 확인해 보자. 실제 시장을 추정한 시뮬레이션은 아니다. 계좌 100개가 있고, 한 구간에 계좌마다 매도할 확률이 10%라고 하자. 바꾸는 것은 계좌끼리 매도 결정이 얼마나 닮았는지, 곧 상관계수 ρ 하나다.
행동이 닮을수록 동시 매도는 얼마나 흔들리나
상관계수별 값 표로 보기
| 상관계수 ρ | 평균 매도자 | 표준편차 | 독립 대비 |
|---|---|---|---|
| 0 | 10명 | 3.0명 | 1.0배 |
| 0.1 | 10명 | 9.9명 | 3.3배 |
| 0.25 | 10명 | 15.2명 | 5.1배 |
| 0.5 | 10명 | 21.3명 | 7.1배 |
| 0.75 | 10명 | 26.0명 | 8.7배 |
| 1 | 10명 | 30.0명 | 10.0배 |
평균 매도자 수는 늘 10명이다. 달라지는 것은 그 수가 구간마다 얼마나 흔들리는지, 곧 표준편차다. ρ가 0이면 표준편차는 3명이고, 0.1이면 약 9.9명, 0.5면 약 21.3명, 1이면 30명이다. 행동이 닮을수록 조용한 구간과 매도가 몰리는 구간의 차이가 벌어진다.
이 모형의 메시지는 제한적이지만 중요하다. 개별 모델의 매도 빈도나 평균 위험만 점검하면, 같은 행동을 동시에 하는 위험을 놓친다. AI 평가에는 개별 에이전트의 정확도만이 아니라, 같은 충격을 받았을 때 전체 자금이 어느 방향으로 얼마나 겹쳐 움직이는지가 필요하다.
가정과 계산식, 모형의 한계
계좌 i가 해당 구간에 매도하면 Xᵢ=1, 아니면 0이다. 모든 계좌의 매도확률 p=0.1, 계좌 수 N=100, 서로 다른 두 계좌 사이의 공통 상관계수 ρ를 가정한다. 매도자 수 K=ΣXᵢ의 평균은 E[K]=Np=10, 분산은 Var(K)=Np(1−p)[1+(N−1)ρ]이고, 표준편차는 그 제곱근이다. 이 공식은 같은 주변확률과 쌍별 상관관계라는 가정에서 나온다. 상관계수만으로 전체 분포나 꼬리확률을 확정할 수는 없다. 계좌별 자금 규모, 매도량, 매수자의 반응, 가격 충격, 담보·차입 제약은 넣지 않았다. 따라서 금융위기 발생확률, 예상 손실, AI 보급의 실제 효과를 계산하는 모형이 아니다. ρ=1이면 모든 계좌의 결정이 같아져 모두 팔거나 아무도 팔지 않는다. 이때도 평균은 10명이다.
모델의 성능평가와 시스템의 스트레스 평가는 다른 작업이다.
이 논지는 어디까지 맞나?
가능한 위험 경로를 보여 줄 뿐, AI가 금융시스템에 해롭다고 입증하지는 않는다. 이익과 위험은 같은 기술에서 동시에 나온다. 과장하지 않으려면 네 가지 반론을 함께 봐야 한다.
더 나은 정보처리는 가격 오류를 빨리 찾고 위험을 더 정확히 잰다. 국제통화기금(IMF)도 AI가 위험관리와 시장 유동성, 시장 감시를 개선할 가능성과 스트레스 국면의 속도·변동성 위험을 함께 제시했다. 다만 그 매수자에게 현금과 담보, 손실을 버틸 시간, 거래 권한이 있어야 한다. 지능은 자본을 대신하지 않는다.
투자기간, 보유자산, 세금, 현금 수요, 위험 허용도가 다르면 같은 기초모델도 다르게 움직인다. 반대로 다른 모델이라도 같은 위험한도와 담보 조건에 묶이면 결과가 닮는다. 모델 회사의 점유율만으로 행동의 상관관계를 추정할 수는 없다.
더 높은 이자와 더 낮은 수수료를 찾아 옮기는 일은 금융불안의 원흉이 아니다. 소비자가 덜 알아보고 덜 움직여야 은행이 안전하다는 결론은 이 칼럼의 주장이 아니다. 문제는 행동이 더 민감해졌는데 조달과 유동성 구조가 예전과 같다고 가정하는 시스템이다.
여덟 장면은 증폭 경로를 이해하려고 고른 위기 사례다. 기술 덕분에 피한 사건이나 정상적으로 처리된 거래 전체를 세지 않았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금융위기가 잦아진다는 통계적 결론은 여기서 나오지 않는다.
이 칼럼이 입증하지 않은 것도 분명히 해 둔다. AI가 사람보다 반드시 더 몰려다닌다는 주장, 다음 금융위기의 시점과 확률, 특정 금융회사가 위험하다는 판단, 특정 AI 모델의 매매 우열은 다루지 않았다. 실제 자동 운용자금과 행동 상관관계에 관한 공개 데이터가 부족해 숫자로 채울 수 없는 부분이다.
투자자와 운영자는 무엇을 확인해야 하나?
AI를 쓴다는 발표보다 어떤 자금이 어떤 제약 아래 움직이는지를 봐야 한다. 실제로 움직일 수 있는 돈의 규모, 고객 행동의 독립성, 준비된 현금, 모두가 같은 방어 행동을 할 때의 결과, 잘못된 행동을 멈출 장치가 핵심이다. 아래는 수익률 전망이나 매매 권고가 아니라 위험 구조를 조사하기 위한 점검 틀이다.
AI 금융의 최적화 위험을 조사하는 다섯 질문
| 확인할 질문 | 살펴볼 자료와 시험 | 피해야 할 오해 |
|---|---|---|
| 얼마나 많은 돈을 실제로 움직일 수 있나? | 조회·추천·주문 준비·실행 권한의 구분, 위임된 자금, 이체·주문 한도, 승인 예외 기록 | AI 사용자 수를 자율 운용 자금의 규모로 보는 것 |
| 고객의 행동은 얼마나 독립적인가? | 공통 모델·데이터·플랫폼 의존도, 위험 임계값의 중복, 같은 충격에 대한 행동 비교 | 계좌나 운용사의 수가 많으면 분산됐다고 보는 것 |
| 충격을 흡수할 현금이 실제로 있나? | 자산 매각 손실, 쓸 수 있는 담보, 조달 약정, 모의 유출 상황에서의 처리 시간 | 장부상 자산이나 약정을 곧바로 쓸 수 있는 현금으로 보는 것 |
| 모두가 같은 방어 행동을 하면 어떻게 되나? | 공통 신호·호가 철수·담보 요구를 함께 넣은 다중 에이전트 시험, 스트레스 때 포지션 중복 | 개별 모델의 과거 수익률과 오류율만 검사하는 것 |
| 잘못된 행동을 멈추고 되돌릴 수 있나? | 독립된 한도 관리, 중복 주문 방지, 승인·감사 기록, 비상 정지와 수동 전환의 모의 훈련 | 사람의 승인 버튼이 있으면 실질적인 감독도 있다고 보는 것 |
이 분석을 곧바로 종목 선택으로 옮기면 은행은 불리하고 AI 플랫폼은 유리하다는 식의 지나친 단순화가 생긴다. 예금 경쟁력, 조달구조, 고객 분산도, 자산 만기, 운영 역량에 따라 결과는 다르다.
실행 통제는 에이전트가 읽는 자연어 지시만으로 짜지 않는 편이 좋다. 허용 자산, 거래 상대방, 자금 한도와 승인 조건을 따로 검증하고, 공통 업데이트 뒤 여러 에이전트가 같은 행동을 내놓는지 시험할 수 있다. 속도를 늦추는 장치에도 비용이 있다. 검토를 위한 지연은 잘못된 집단행동을 줄이지만 정당한 지급과 위험회피도 늦춘다. AC리서치는 모두를 무작정 기다리게 하기보다, 데이터 불확실성이나 이상 주문, 공통 장애처럼 조건이 분명한 상황에서 누가 어떤 권한을 멈출지 미리 정하는 편이 중요하다고 본다.
판단을 위임해도, 상호작용은 남는다
전신은 금융기관 소식을 빨리 전했다. 전자이체는 자금 회수의 물리적 제약을 줄였다. 포트폴리오 보험과 알고리즘 집행은 위험 대응과 거래를 규칙으로 만들었다. 기술마다 쓸모 있는 문제를 풀었지만, 기존의 신용·유동성·집중 위험과 만나면 위기를 키우는 통로가 되기도 했다.
AI에게 돈을 맡기는 변화도 이 계보에서 읽을 수 있다. 다만 AI가 모든 거래를 더 빠르게 한다는 이야기로는 부족하다. 더 중요한 가능성은 가계와 기업이 넓은 금융 목표를 맡기고, 서로 다른 계좌의 결정이 공통 모델과 데이터, 제약 아래 한곳으로 모이는 것이다.
누구도 은행을 공격하지 않고 누구도 시장을 무너뜨리려 하지 않아도, 돈을 더 유리한 곳으로 옮기고 손실을 더 빨리 줄이는 과정에서 조달 압박과 매도 압력이 한꺼번에 몰릴 수 있다. 이때 불안정은 개인의 의도가 아니라, 개인의 행동을 모두 합쳤을 때 바뀌는 시장에서 나온다. 그것이 시스템 리스크의 모양이다.
그러니 결론은 AI에게 돈을 맡기지 말자는 것이 아니다. 한 고객을 위해 잘 작동하는 시스템인지와, 그런 시스템이 대규모로 함께 작동해도 감당할 수 있는지는 다른 질문이다. 다음 금융위기를 예측할 수는 없다. 다만 AI 금융을 성능과 비용으로만 평가하면 놓치는 위험 경로가 있다는 것은 역사에서 확인할 수 있다.
더 똑똑한 판단이 더 안전한 시장을 저절로 만들지는 않는다.
검증해야 할 것은 AI 하나의 합리성이 아니라, 서로의 판단에 영향을 주는 AI들이 함께 만드는 결과다.
AC Lens
AC리서치가 이 흐름을 보는 법
AC리서치는 AI 하이퍼사이클이 온다고 본다. 그 사이클은 데이터센터와 칩에서 시작하지만, 결국 AI가 실제로 일을 맡는 단계로 넘어간다. 돈을 관리하는 일은 그 가운데 가장 민감한 영역이다. 에이전트가 가계와 기업의 현금을 움직이기 시작하면 AI는 비용을 줄이는 도구를 넘어 금융시스템의 흐름을 바꾸는 참여자가 된다.
이 변화가 순조롭게 흡수된다면 사이클을 강화하는 신호이고, 예금 이탈과 동시 청산이 불안을 키운다면 사이클을 시험하는 신호다. AC리서치는 AI 금융의 위험을 틀린 판단보다 같은 판단이 동시에 실행되는 데서 찾는다.
예금 금리 변화에 예금이 얼마나 빨리 빠져나가는지, 은행의 조달비용이 얼마나 오르는지.
AI 에이전트가 조회와 추천을 넘어 이체와 주문 권한을 얻는 속도, 그리고 움직일 수 있는 자금의 규모.
AI 공급자, 모델, 위험 데이터의 집중도와 공통 업데이트 뒤 에이전트 행동이 얼마나 겹치는지.
감독기관과 금융회사가 개별 모델이 아니라 여러 에이전트의 동시 행동을 시험하기 시작하는지.
AC 시황은 매일 이 신호들을 강화와 시험으로 나눠 기록한다.
자주 묻는 질문
에이전트 뱅크런이란 무엇인가?
AI 에이전트가 예금자를 대신해 돈을 옮기면서 생길 수 있는 대규모 예금 이탈을 가리키는 말이다. 토르스텐 슬록이 2026년 9월 27일 글에서 이 표현을 썼다.
공포가 아니라 더 높은 이자를 찾는 자동화에서 시작한다는 점이 기존 뱅크런과 다르다. 아직 실제로 일어난 사건이 아니라 가설이다.
예금자보호 한도 안의 예금도 위험한가?
예금보험은 은행이 문을 닫아도 한도 안의 예금을 지켜 준다. 한국은 2025년 9월 1일부터 금융회사별 1인당 원리금 1억원, 미국은 예금자 한 명·은행 한 곳·소유 형태별 25만 달러가 기준이다.
뱅크런의 속도를 키운 것은 주로 한도를 넘는 비보호 예금이었고, 2023년 SVB도 고액·비보호 예금이 몰린 은행이었다.
AI를 쓰면 금융위기가 더 자주 오나?
이 칼럼의 근거로는 그렇게 말할 수 없다. 여덟 장면은 증폭 경로를 이해하려고 고른 위기 사례라, 기술 덕분에 피한 사건은 세지 않았다.
말할 수 있는 것은 공통 모델과 실행 권한이 기존 취약성을 키우는지 따로 검증해야 한다는 점이다.
내 돈을 AI 서비스에 맡길 때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나?
그 서비스의 권한이 정보 조회, 추천, 주문 준비, 실제 이체와 주문 가운데 어디까지인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출발점이다. 이체·주문 한도와 승인 절차, 멈추는 방법도 함께 봐야 한다.
이 칼럼은 특정 서비스나 상품을 권하지 않는다.
용어 풀이와 출처
본문에서 점선 밑줄이 그어진 말은 누르거나 마우스를 올리면 풀이가 뜬다. 같은 풀이를 여기에 모았다.
용어 풀이
- 저원가 예금
요구불예금이나 보통예금처럼 이자를 거의 주지 않아 은행이 싸게 조달하는 예금. 은행 대출과 수익의 밑천이 된다.
- MMF(머니마켓펀드)
단기 국채나 기업어음처럼 만기가 짧은 자산에 투자하는 펀드. 은행 예금 대신 현금을 맡겨 두는 곳으로 많이 쓰인다.
- 외부효과
한 사람의 행동이 거래에 끼지 않은 다른 사람에게 비용이나 이익을 주는데, 그 값이 가격에 반영되지 않는 것.
- 브래스 역설
도로를 하나 더 놓았는데 모든 운전자가 각자 최선의 길을 고른 결과 전체 통행 시간이 오히려 늘어나는 현상. 1968년 독일 수학자 디트리히 브래스가 제시했다.
- 레버리지
자기자본보다 큰 위험 노출을 갖기 위해 빚이나 파생상품을 쓰는 것. 손익과 자금 요구를 함께 키운다.
- 유동성
필요한 돈을 제때 마련하는 능력(자금 유동성)과, 큰 가격 충격 없이 자산을 사고파는 능력(시장 유동성)을 함께 이르는 말.
- AI 에이전트
목표를 받아 정보를 읽고, 계획을 세우고, 도구를 써서 행동까지 잇는 AI 시스템. 금융에서는 조회, 추천, 주문, 이체 가운데 어디까지 권한을 받았는지가 중요하다.
- 금융안정위원회(FSB)
주요 20개국(G20)이 만든 국제기구. 각국 금융당국과 중앙은행이 모여 금융시스템 안정 과제를 조율한다.
- 상관계수
두 변수가 함께 움직이는 정도를 -1에서 1 사이로 나타낸 값. 여기서는 계좌끼리 매도 결정이 얼마나 닮았는지를 뜻한다.
- 표준편차
값이 평균에서 얼마나 흩어져 있는지를 나타내는 수. 클수록 조용한 때와 몰리는 때의 차이가 크다.
- 포트폴리오 보험
주가가 떨어질수록 주식이나 주가지수 선물 노출을 줄여 손실 한도를 지키려는 동적 헤지 전략. 1987년 블랙먼데이 때 매도를 키운 요인으로 꼽힌다.
- 시스템 리스크
한 참여자의 문제가 금융기관과 시장의 연결을 타고 다른 참여자나 금융 기능 전체로 번질 수 있는 위험.
- 비보호 예금
예금보험 한도를 넘어 은행이 문을 닫으면 보호받지 못하는 예금. 불안 신호에 가장 빨리 움직이는 돈이다.
출처
- 아폴로(Torsten Slok), Is an Agentic Bank Run Coming? · 2026.9.27
- 코인데스크, AI agents could drain cheap bank deposits, Apollo’s Torsten Slok warns · 2026.9.28
- 뉴욕 연준 리버티스트리트이코노믹스, Crisis Chronicles: Defensive Suspension and the Panic of 1857 · 2015.10.2
-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History of Banking and Deposit Insurance: 1980–1989 · 1984년 사건 기록
- 연준 역사(Federal Reserve History), Continental Illinois: A Bank That Was Too Big to Fail · 1984년 사건
- 연준 역사(Federal Reserve History), Stock Market Crash of 1987 · 1987.10.19 사건
- Khandani·Lo, Journal of Financial Markets 14(1), What happened to the quants in August 2007? Evidence from factors and transactions data · 2011
- 미국 SEC·CFTC 공동 조사팀, Findings Regarding the Market Events of May 6, 2010 · 2010.9.30
- 미국 SEC(Gregg E. Berman), Market Participants and the May 6 Flash Crash · 2010.10.13
- 국제결제은행(BIS) Bulletin 2, Leverage and margin spirals in fixed income markets during the Covid-19 crisis · 2020.4.2
- 영란은행, Financial Stability Report, December 2022 · 2022.12.13
- 미국 연방준비제도, Review of the Federal Reserve’s Supervision and Regulation of Silicon Valley Bank: Evolution of Silicon Valley Bank · 2023.4.28
- 미국 연방준비제도(Michelle W. Bowman), Initial Findings from Independent Review of Silicon Valley Bank · 2026.9.18
- Acemoglu 외, Operations Research 66(4), Informational Braess’ Paradox: The Effect of Information on Traffic Congestion · 2018
- 금융안정위원회(FSB), The Financial Stability Implications of Artificial Intelligence · 2024.11.14
- 국제통화기금(IMF), Global Financial Stability Report, October 2024, Chapter 3: Advances in Artificial Intelligence · 2024.10.22
- 호주준비은행(RBA), Focus Topic: Financial Stability Implications of Artificial Intelligence · 2024.9
- 영란은행·영국 금융감독청(FCA), Artificial intelligence in UK financial services 2024 · 2024.11.21
- 영란은행, Money creation in the modern economy · 2014.3.14
- 금융위원회, 예금보호한도 1억원 상향(2025년 9월 1일 시행) 안내 · 2025
-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Deposit Insurance FAQs · 2026년 9월 확인
AC리서치 보고서 「최적화의 역설: AI와 금융위기의 역사」(2026년 9월 29일, 근거 자료 18건)를 칼럼으로 다시 쓰고, 핵심 수치를 원자료로 다시 확인했다. 최적화의 역설은 서로 다른 메커니즘을 잇는 AC리서치의 분석 표현이며 확립된 단일 금융법칙이 아니다. 개념도와 시나리오는 AC리서치의 재구성이고, 수학 모형은 가정된 상관관계의 효과만 설명한다.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권유가 아니다.